2021/08 36

그 시절이 그립다

제목/ 그 시절이 그립다 [ 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저 멀리서 들리는 이유모를 소리 귀를 막아도 속을 파고드는 소음 나에게로 다가온다 목에 핏줄은 싹이 돋아나 듯 온몸이 피로에 지친 듯 사지는 파란 멍이 들고 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된 후 잘 간수해놓은 종자처럼 땀 띠로 솟아오른다 차가운 냉수마찰로 더위를 멀리하고 나니 나를 두고 비웃 듯 기온은 오후를 넘어가는 시간까지도 사라지지 않은 채 겁을 준다 이 것 저것에 의지하고 싶은 음식들은 하나같이 입 맛을 쓴 독약이 되고 친구 만나 얼음 띄운 냉커피 한잔에 휴가를 맡은 직장인같이 번거로움들이 사라진다 노을맞이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들어가면 감옥 같고 안 들어가자니 길 잃고 헤매는 치매 걸린 노친네 같고 조금 더 즐기다 귀가하고 싶지만 젊은이들에게 짐..

매미의 이별노래

제목/ 매미의 이별노래 글/ 메라니 매미가 슬피 울려한다 나뭇가지 위 매달린 채 지루하고 긴 긴 하루를 울음으로 열어가고 슬픈 이별노래로 노을과의 즐거웠던 시간들을 뒤로 하는 긴 인연의 시간을 만들어간다 무더운 여름 나기에 힘들었을까? 정든 님 뒤로 하는 매미의 사랑이야기 같은 진실이라는 문을 열어보고 싶다 사는 날들 기쁨을 느끼고 떠남을 슬픔으로 간직하는 매미처럼 나의 인생도 여기서 막을 내려야 하는 듯 아픔으로 다가오는 시간이 매우 슬프게 느껴진다 매미의 울음이 환희 같음에서 나오는 걸까 아니라 하면 매미처럼 이별의 아픔을 막을 수 없어 목청 높여 노래 부르는 애절한 모습일까? 상상해 보는 시간은 나에 마음을 접어두라 한다 매미처럼 노래 부르다 아쉬움으로 이별하는 울음으로.

홍사랑의 ·詩 2021.08.06

폭풍처럼 파도치다

제목/ 폭풍처럼 파도치다 글/ 메라니 참나무 숲 길 누군가 새벽길 걸어 간 발자국 남 은채 외로움에 젖어든 먼 길 떠나던 나그네같이 애처로움으로 떨며 하루를 다시 열어간다 햇살이 비추는 아침 얼굴엔 잦은 미소로 맞았던 시간 지금은 아무도 없는 쓸쓸한 문 밖 바라만 보는 한 스로움의 시간이 흐른다 정든 사람 보내고 한 마음 담아 하루를 같이 살던 생을 뒤로 둔 채 나를 두고 간 그 사람 어쩌라고 어찌하라고 텅 빈 둥지 안 자리에 앉혀 놓은 채 떠났을까? 마음은 편했을까? 두고두고 한스러움으로 그 사람 이름 불러 봐도 대답은 메아리쳐 다가오는 나만의 애처로운 소음으로 외치 듯 슬픈 가슴 안으로 폭풍 몰고 온 파도치다 멈춘다

홍사랑의 ·詩 2021.08.05

한 모금의 물을 마시고 싶다 [삶의 이야기]

제목/ 한 모금의 물을 마시고 싶다 [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여름 나기에 나이 든 여자 지친 모습 일상에 맺힌 땀 구슬 같은 처참한 풍경 화가처럼 그림 그려놓은 하루가 지루하기만 하다 청춘이라는 이름을 걸어 진 시절 이름 모르게 달리는 천리만리 길 지금에 와서 지칠 줄 누가 알았을까? 누군가가 잠시 다가와 고통의 순간을 털어내는 대화로 위안을 삼기도 하는 일상 작은 소용돌이 같은 아픔이 나를 슬프게 만든다 독고라는 황혼이 저물어 가는 길 섶에 누워 하늘을 보면 어느 새 달려온 세월 그늘 아래 내가 서 있다는 현실만이 희희 비비극으로 나눔 질한다 짧게는 하루 뜬금없이 지내는 시간 길게는 지루하다 하리만치 인간의 존엄성마저 무너진 듯 아픔으로 천사의 탈을 쓴 마귀로 변신한다 하루하루 지탱하는 삶과 싸움에..

지금은 휴가철 이래 [삶의 이야기]

제목/지금은 휴가철 이래 [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오늘은 아침부터 주룩주룩 장맛비가 마지막 철을 알리기라도 하는 듯 쏟아진다 창문 열고 문 밖을 바라보는 데 짓궂은 친구 에게서 폰이 울렸다 나는 손에 폰을 들고 답을 하려는데 그 친구왈? "야! 살 맛 안 난다 우리 멀리 떠나자."" " 왜 이래? 아침부터."" 글쎄 " 나보고 손자와 손녀를 사흘간 봐 달라는 거야."" 그럼 봐주지 뭘? 하하하 나는 올 것이 왔구나 속으로 씨~익웃고 말았다 팔월이 되면 직장인들 휴가철이 다가온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걸리는 군더더기도 없는 메라니 누군가에게 좀 봐 달라하는 부탁 없이 사는 메라니 친구들은 짐짝이라 말을 한다 하하하 올여름 나기의 짧고 지루한 여행 스케줄을 짜 놓아야겠다 아직은 갈 곳이 없이 모든 곳을 ..

고백

제목/ 사랑 고백 글/ 메라니 비가 내려요 내 가슴속 사랑비 내려요 언젠가는 당신 사랑비 맞고 사랑으로 취하는 아름다운 밤 다가오기를 기다려요 바람이 부네요 그대 사랑 속삭임 같이 바람이 불어요 세찬 바람 부는 밤이면 잠못이룬 채 당신이 그립도록 울어버리네요 오늘은 햇살 미소 짓는 온기 불어주는 잔잔한 미소 그대에게로 나는 듯 지어 보이려 해요 수수하고 단정한 차림하고 그대 곁으로 다가가고 싶은 내 맘 그대 아실까? 마음은 항상 발길 옮기 듯 바쁜 데 몸은 여기서 선채로 당신 향해 울어버려요 용기가 없거든요 사랑하지만 사랑한다고 한마디 전할 수 없어요 나를 잡아두는 울타리 같은 군더더기들로 우리 사랑 담 넘어갈 수 없잖아요 나는 나는요 꿈을 꾸어요 당신하고 푸릇한 사랑 물로 적셔주는 아름다운 밤을 꿈으로..

홍사랑의 ·詩 2021.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