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초복 날[ 삶의 이야기]글/ 홍 당 간밤 지나고 나니풀잎 맺힌 이슬로 젖은 이파리 햇살 기다림으로 한나절이 흐른다 초복 날이다엄마 살아 계실 적엔 아침 일찍 간밤 물에 담근 서리태를 불리시고 맷돌에 갈아 콩국물을 만들어 놓으신다 그리고 밀가루를 반죽하시고 밀대로 밀어 가늘게 국수를 만들어 놓으신다뽀얀 콩국물에 국수말이로 맛을 내는 구수한 엄마 솜씨로 마냥 그리웠던 순간들이 눈물 한 방울로 씻겨 내린다 엄마와 나는 옥수수와 감자 찧어 내고 메밀로 빈대 떡 부치는 일로온몸은 땀으로 범벅이 되어 간다 아빠가 살아 계실 적엔고모님 댁에서 막걸리를 담그시어 아빠 좋아하시던 구수한 시골 곡차로 막걸리 한 잔에 아빠는 잠이 드신다 씨암 닭을 서 너 마리 잡아 쇠 솥에 대추 마늘 황기 수 삼을 넣으시고 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