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가야 하지 떠나야 하지 라고.[ 홍 사랑 주저리]

洪 儻 [홍 당] 2022. 7. 19. 07:56

제목/ 가야 하지 떠나야 하지 라고.

글/ 홍 사랑

 

한나절 더위가 극성부리는 

작난에 고개 숙이고 

낮잠에 잠시  깜빡이더니

 

바람이 놀고 간 자리엔 

푸릇한 이파리 하나 춤 춘다

 

휘어진 다리 굽은 허리

지팡이로 의지한 채 

동리 한 바퀴 돌고 나니

휘영청 밝은 달이 

나를 집으로 향하게 한다

 

젊고 힘찬 시절들 떠나고

남은 것이라고는 

힘 빠진 황소같이 갈 길 잊힘으로 

헤매는  숨 쉬는 짐승으로 거듭나는

사람 냄새 담은 일상을 가슴 안에 담아둔다

 

집착도 없고 버려진 쓰레기처럼

나 뒹굴더니

가야 할 길 바삐 쫓기듯

애틋함만이  잠시 주춤거린다

 

훈계하는 스스로를 위안 삼는 말로

가야 하지 떠나야 하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