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여름이 늙어간다

洪 儻 [홍 당] 2022. 7. 19. 07:55

제목/ 여름이 늙어간다

글/ 홍 사랑

 

여름이 늙어 간다

끓어 오르 듯 

푸릇한 계절이 춤추더니

어느새 멀어져 간다

 

텃 밭 고추 상추도

앞 내 개울가 송사리떼도 

사그라질 줄 모르는 

세월 옆에 자리 하더니

노을 따라 저물어 가는 세월에게 

쫓기 듯 바삐 떠난다

 

산 등선 너머로 초승달 지고

읍내  장이 서는 날 

봄내 내 가꾸어 놓은 곡식 보따리 

짊어진 채 터덜거리는 발길  지친 듯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농부의 모습 애절하다

 

달도 지는데 

아직은 할 일 많은 듯 

손 길 놓치지 않은 

아낙의 먹거리 만들려 연기 피우는 

된장찌개 향기 돋는 부엌엔

자식들 고개 들고 작은 창문으로 

두 눈 깜빡거리다 잠이 든다

 

여름이 늙어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