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접어들면
글/ 메라니
골목길 접어들면
옛 추억이 등불처럼
나의 가슴 안으로 스며든다
소나기
쏟아지는 날
우산도 없이 책가방 메고
동무들과 비를 흠뻑 맞으며
비 속을 달리던 일들이
나의 마음속으로 추억되어
쏟아지는 빗물처럼 흐른다
골목길 안으로 들어서며
달콤한 내음이 혀를 유혹한다
달고나 아저씨가
주걱으로 이리저리 헤집으며
달고나 만드는 일에 몰두하다
우리를 보고 씩 웃는다
엄마의 쌈짓돈을 울고불고 얻어온
용돈 한 푼 꺼내 들고
사탕발림에 이끌리어 혀 놀림에 시간을
소비한다
나는 그렇게 어린 시절을
흐르는 물과 같이 보내고
이제 어른이 되고
늙어가는 노친네로 변함없이
하루하루를 씹어 삼키는 음식같이 갈아 삼킨다
때로는
아픔과 고독으로 진실을 외면한 채
사랑이라는 마음의 길로 걸어간다
2019 9 7
바람 불어와 쓸쓸히 방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