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대파 글/ 홍 사랑 가을 김장 끝내고 남은 대파 뿌리 버리기 싫어서 화분 안에 가득 채워 심어 두고 생각날 때마다 듬뿍 물 뿌려 주었더니 온기를 품고 자랐을까? 파랗게 옷 갈아입으니 조석으로 바라만 보아도 키우는 재미 느끼네 어쩌다 잊고 물안 주어도 무럭무럭 파랗게 천정 위로 오르네 마치 나를 보며 비웃 듯 대파 이파리 두드러지게 잘도 자라네 정월 열나흘 날 움 속에 묻어두었던 대파를 꺼내보니 노랗게 퇴색해 버린 다리만 하얗게 두드러진 채 힘 없이 보이네 방안 기운 받고 자란 대파 뿌리 당당하게 나서는 힘자랑하듯 다듬고 잘라 보름나물 그릇 안 향기 품어주는 영양제 맛으로 변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