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대파

洪 儻 [홍 당] 2022. 4. 28. 14:47

제목/ 대파

글/ 홍 사랑

 

가을 김장 끝내고 

남은 대파 뿌리 

버리기 싫어서

화분 안에 가득 채워 

심어 고 

생각날 때마다 

듬뿍 물 뿌려 주었더니

 

온기를 품고 자랐을까?

파랗게 옷 갈아입으니

조석으로 바라만 보아도

키우는 재미 느끼네

 

어쩌다 잊고 물안 주어도

무럭무럭 파랗게 

천정 위로 오르네

마치 나를 보며 비웃 듯  

대파 이파리 두드러지게 

잘도 자라네

 

정월  열나흘 날

움 속에 묻어두었던 

대파를 꺼내보니

노랗게 퇴색해 버린 

다리만 하얗게 두드러진 채 

힘 없이 보이네

 

방안 기운 받고 자란 대파 뿌리

당당하게 나서는 힘자랑하듯 

다듬고 잘라 

보름나물 그릇 안 

향기 품어주는  영양제 맛으로 변신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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