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버스 덜그럭 덜그럭 달립니다 가다가 숨차면 벌 나비 쫒다가 또 달립니다 간 밤 장이 서는날이라고 버스는 반짝반짝 닦아 놓은 채 아침 일찍 동리어구에 손님기다립니다 과수원 아낙도 방앗간 할마시도 꼬부랑할아버지도 지팡이 짚고 버스를 탑니다 장이 서는 날이면 버스는 바쁜 시골길을 달립니다 가다 보면 꽃들이 길 섶 차지하고 햇살은 버스안까지 비춰줍니다 덜커덩하고 비탈 길 오르면 졸고 있는 취객이 고개를 들추다 그만 놀라서 아이고 난리칩니다 경상도 아줌씨는 병원가서 진단내라고 고래 고래 소리지릅니다 들 녘엔 하얗게 피어나는 민들레 꽃 바람에 흣날리고 화장기없던 얼굴로 아낙들은 연지곤지 바르고 읍내 장터 간다고 웃고 손짓하고 바람이는 시골버스 안 영화 속 한 장면으로 바뀝니다 주인공도 조연도 없는 시골버스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