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소극적인 여자
글/홍 당
나는
소극적인 여자
사랑에 눈 뜨고
볼 수 있는 것
세상을
모두 내 안에 가두고
마음 내키는 대로 사는 행복한 여자
어느 날
모든 일상은
사랑이란 이름도 데려가고
남은 것은
까맣게 몰려오는
버림이라는 기억에서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이 요동친다
전쟁터에서 패자로
백기든 처절한
몸부림으로 숙연한 채
바닥이라는 끝을
땅 밖에 없다는 곳을
바라보는
지렁이 같은 존재를 만들어 낸
슬픈 여자
아름답던 시절
화려했던 순간
사랑이란
거대한 힘을 보여준
모래성 쌓는 정성으로
오늘을 기다리고
백 년을 살아도 꿈인 것처럼
날개 달고 싶던 날들이었다
누가 무어라 해도
사랑은 눈부신 햇살 가득한
아침이 다가오는 밝음 같음이었다
고
2017 12 21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