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3 2

나를 알고 싶다

제목/ 나를 알고 싶다 글/ 홍 사랑 [ 메라니] 아름답게 살아온 시간들 아직은 가슴속 묻어 둔 소원 하나 풀어가지 못한 채 황혼은 내 곁에 머문다 하루하루가 다르다 하고 마음은 비워 둔 항아리처럼 둥실 하늘 위 떠가는 구름처럼 나를 슬프게 만든다 다가오는 삶의 무게 실린 이유는 모르고 한 가지 원하는 것에 나를 맡기고 싶은 운명의 손길 꿈속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한다 하지만 지금은 더 살고 싶다고 더 즐기고 싶다고 가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밤하늘 수많은 별 들 수처럼 나에게 비웃음으로 다가온다 운명은 스승의 길보다 더 힘들 거라고 이제야 나를 알고 주춤하며 하루하루를 걸어간다

홍사랑의 ·詩 2021.12.23

동지 팥죽

제목/ 동지 팥죽 글/ 홍 사랑 밤이 가장 긴 날이라 동짓날 어린 시절 어머니께서 동짓날 팥죽 쑤시고 동리 어르신들 모시기도 했다 붉은 팥을 장작불에 푹 고아 놓으신 후 체로 거르시고 무쇠 솥에 넣으시고 끓이신다 죽이 끓고 나면 엄마께서는 옹심이를 넣으신다 팥 죽 속에 들어간 옹심이 웬지 모르게 입 맛을 느낀다 골라 먹다 혼 줄이 나기도 한 동지 팥 죽 그 시절이 그립게 가슴속을 후비고 슬픈 눈물 한 방울 쏟아진다 짧은 겨울 해 너머가는 저녁이면 창순이네 복순이에 옥렬이네 앞 집 할머니와 옆집 아주머님 댁도 드린다 그리고 남는 팥죽을 장독 위에 항아리 속에 담아둔다 동지가 지나고 하루 이틀이면 옹심이 생각에 공부도 잊는다 창순이와 옥렬이 그리고 작은 복순이는 지금 어디서 살까? 이보다 더 좋은 천국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