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2017년 9월 8일 오전 06:40섬나라

洪 儻 [홍 당] 2017. 9. 8. 06:46

가을 햇살이 춤춥니다
파도는 바다에 찡하고 쫓기는 듯 가릅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섬
발길 닿지 않는 섬들
밤 낯을 가리지 않고 일상을 반깁니다
바다를 기대고 숨 쉬는 생물
삐쭉 고개 들어 가을향기 마십니다

틈틈이 육지에서 날아온 소식 집배원이 전달하면
반가워 물 한 모금으로 목 축여줍니다
풋풋한 바닷물 비린내 나는 바위에 붙어사는
굴 향기 섬나라 아낙들의 쌈지를 채워줍니다

섬으로 시집 온 새댁 모습에서 흐르는
억척스러운 주름
인생길 걸어온 힘겨움을 얼굴 속으로 묻어줍니다
등결에도 허리 굽어진 세월 두고두고 서러워합니다
조각조각 모아놓은 다도의 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사람들
쪽빛 노을이 황금알 낳는 벌판으로 유혹합니다

가을 햇살 미소 짓고 일몰이 잠을 재촉하는
어부들에 하루를 잔치 벌이고
타 오르는 불꽃놀이처럼 다가왔다 쫓겨가는
시간 속으로 숨바꼭질합니다
풍요는 행복을 낳고 풍부한 삶의 돈 보따리
섬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길로 걷게 합니다

막막한 삶의 도전장 내고 온갖 노력 해도
찌든 도시인들에게도 채워주지 못하는 진실들
작은 소망 이루고 환희를 맛보는 기회 주는 채움으로 만들어줍니다

가을 숲 억새들 노래
섬나라엔 유난히 슬피 울어대고 구름도 떠 다니다
인생 여정을 한 폭 담으려 그림역사 그려놓습니다

내 모습도 함께 살아가는 그대 모습도 함께.

2017.9 .7
홍당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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