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김장 [ 삶의 글]

洪 儻 [홍 당] 2023. 11. 25. 08:53

 

 

제목/ 김장 [ 삶의 글]

글/ 홍 당

 

입동이 다가오니 마음은 배추 속으로 들어가고 싶다

여름 내내 더위를 이기고 텃밭에서 김장 철 기다리던 

김장 배추와 하얀 무 그리고 양념 들

가을 햇살 그을리듯 파란 옷 하얗게 드러내 내

 

올 가을 맞이 행사로 엄마는 손길이 이리저리 

바쁘게 오가는 모습이 안쓰럽다

 

하루 전날 밤 새어가시면  김장 속 준비에 

무우 야채들을 썰어 커다란 그릇에 쌓고

점심 먹거리도 바쁘게 만들어 놓으신다

 

품앗이로 이웃집 김장도 거두신 엄마는

내일은 우리집행사가있는날이기에 

엄마는 한층 더 기분이 좋아진다

 

어릴 적 김장 시절

배추 속 소를 넣어 먹고 또 먹고 

엄마는 이러다 탈 난다고 걱정하지만

나는 배앓이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절대 손에서 배추와 소를 놓지 않은 채 

먹어 대던 시절에 그립기만 하다

 

눈물이 솟아 오르는 순간 

그 시절 엄마하고 나누던 [전설 따라 삼천리] 

귀신 이야기들로 가슴이 저려온다

내일은 김장하는 날

밤이되니 배추 속이 내 가슴 안으로 

들어오는 느낌에 손발이 떨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