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미신까지 믿어 봤어요 [ 홍 사랑 주저리 ]
글/ 홍 사랑
좋은 계절은 나를 아침 기상 시간부터 유혹을 한다
좋지 않은 일상에 부상 입은 나로서는 지인이
[공원 미화 윈님 ] 가르쳐준 미신을 믿어보기로 했다
말은 즉시 잠자기 전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을 머리 맡에 두고 잠을 자면
저승 사자니 귀신이니 꿈을 절대 꾸지 않을 거라고
자기 말을 한번 속은 셈 치고 믿어 보라는 것이다
반신반의하며 어깨 골절 입고는
다시는 다치지 않겠다고 하는
강한 마음으로 실천해 보기로 하고
칼을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잠을 자니
꿈을 한 번도 꾸지 않고 아침을 맞이했다
그래서
이거야 미신이지? 내가 나이 들어가나 보다
하면서 칼을 제거했다
사흘 뒤 그러니깐 어젯밤이었다
항상 잠을 청하는 시간이 영시 넘어서
한 시 이후가 되어야 청하는 홍 사랑
꿈속에서 저승사자보다 더 덩치가 큰 남자 한 명이
나에게 쇠 꼬챙이 두 개를 들이대면서
눈알을 빼 가려고 왔다고 하며
내 눈 쪽으로 쇠꼬챙이를 들이대는 것이다
나는 방 문밖으로 도망치 듯
달려 나가 지구대로 달렸다
그곳에 가니 불은 꺼진 채 경찰관들이 안 보였다
울면서 문 좀 열어 달라고 하다
정신이 들어 두 눈으로 앞을 보니
지구대 대문에 노크를 한 것이 아니라
옆집 204호 초인종을 마구 눌러댔다
놀라서 얼른 우리 집으로 들어와
문 앞쪽에서 쭈그리고 앉아 옆 집 여자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첫잠이 들었는지 아무런 인기척이 없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 행여 문을 두드리지 않을까?
노심초사로 쪼그린 채 침대 위에 앉았다
정오가 되어 204호가 잘 먹는 햄버거집으로 가서
버거와 음료수를 사 들고 204호 보크를 했다
204호가 문을 열었다
어젯밤 이야기를 하니 몰랐다고 한다
첫 잠이 들었나 보다 했다
가슴은 죄인처럼 두근거리고
마음 한 편으로는 다행이다 하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눈물이 한없이 흘렀다
오늘 밤부터는 또 주방 칼을 침대 위에 놓아 두기로 하면서
슬피 울었다
이것은 무슨 운명의 장난일까? 하고 통곡을 했다
운명의 신이시여!
홍 사랑을 구하소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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