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봄 오신다
글/ 홍 사랑
봄 오신다
온 천지에 봄날이 온다
대지는 마른 체 비를 기다리고
바람불어와
산천은 뿌연 연기 오름처럼
달구어진 지구에 비를 뿌린다
봄날은 흐른다
아가씨 마음에도
아낙의 가슴에도
뒷 마을 늙은 노총각에게로
봄은 말없이 바람구름 몰고 다가온다
겨우내 얕은 흙속에 잠들던
푸릇한 싹도
양지 찾아온 씨암탉 부부도
햇살 기운 받으며 숨 고른다
이파리 돋고
아기 병아리 탄생하고
생명들로 돋아 나는 봄님이 오신다
나른하게 온종일 고개 숙인 채
봄 화신 기다리는 마음
둥실 하늘 위로 오른다
봄님은 그렇게 다가와
떠남의 시간 흐름까지를
기다림이라는 축복으로 생을 마감한다
2021 2 14
봄님 오시는 길목 바라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