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고향과 추억

洪 儻 [홍 당] 2018. 4. 27. 15:23


제목/추억과 고향

글/ 홍 당


오랜만에 고향 집 찾아

무심코 들른 집

함석지붕 모자 비스듬히 눌러쓴

대문엔

노란 봉투 부음이 꽂혀있고

댓돌까지 덮은 잡초 속  뒹구는

빈 술병 옆 만월표 고무신 한 짝

무너진 부뚜막에 걸린 무쇠 솥

시름되어 쌓인 먼지가 나를 슬프게 합니다

 

흔적 남은 장독대 

서걱대는 댓바람  소리

찢긴 문풍지  나 돌아다니고

풀썩 주저앉은 툇마루

기둥에 걸린 씨오쟁이

꽃 피는 봄날  기다리다 지치고

세월 옷 벗은 문틀 위

빛바랜 부적 엄나무 가지 위 엄숙합니다

 

낯 선 인기 척

잡초에 가려 자라지 못하고

늙은 옥수수 댓 잎들

하늘오를 고개 듭니다


숨겨 온 슬픔

장맛비 따라온 어리석은 모래무지

춤추는 치러 무리 만나러

서둘러  천렵이라도 갔는지

세월 비 바람속

꺼질 줄 모르고 타 오르던

추억의 불빛

가슴 속  뜨거운 피 되어

내 가슴으로 밀치고 들어와 눈물강 만듭니다


2018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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