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동짓날
글/ 홍 당
동짓날
붉은팥 물에 불려
가마솥에 넣고
참나무
아궁이 불 지피고 팔팔 끓이네
팥은 뭉그러져 흐물거리고
쿵더쿵쿵더쿵
절구에 찧은 후 고운체로 받히네
찹쌀 넣고
엄마손은 바삐 저어가네
보글보글 끓는 소리
정겨운 소리
옹심이 만들고 소금 치면
빨갛게 익어 간
동지 팥 죽 완성되네
앞 집 옆집 아낙들 모여
동짓 팥 죽 먹어가며
시부모 시집살이 흉보는데
신바람 났네
하루 해 뒷 산 너머 가고
땅거미 스미는 밤
어미는
굽은 허리 잠재우려
이불속으로 파고드네
동짓날 팥죽 맛 사라지지 않네
2017 12 22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