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동무들

洪 儻 [홍 당] 2017. 9. 6. 13:26


동무들


겨울사랑을 느껴보는 시간이다
처마에 대롱거리는 고드름
어릴적 생각이 난다 .우리동네엔 남자가 2명 여자가 4명이였다
광석이와 기천이 나하고 명자언니 복순이 창순이하고 모두가 한동네에서 살았다
15채인 동네는 참 행복한 사람들만이 살았다
그리고 우리집은 아빠께서 미국의 화력발전소 총책임자로
계시어 그시절엔 최고의 부유한 가정생활속에서
그야말로 빗자루와 칼만 아닌 모든 식자재와 일상품을 미군부대 면세점에서 구입했다
쌍동이동생이 홍역치룰때도 바나나도 겨울에 먹였으니
남들은사카린을 먹고 있을때 우리집은 설탕을 먹고
슈튜[간스매]는 아침저녁 식사때마다 먹을정도로 부유했다
식용류도 통조림도 피자도 먹었다
*******************************************
키가 적은 나는 고드름따기가 너무 높다
동리 남자애 광석이가 놀린다
저하고 하루 놀아주면 고드름을 매일같이 따 준다고
나는 웬지 고드름을 못 먹더라도 광석이하고는 놀기가 싫었다
봄엔 버들개지 따 주고 여름엔 송사리잡아주고 가을엔 은행과 밤을 따다 주고
겨울엔 고드름과 군 고구마를 자주 들고 나와 나를 유혹하지만
광석이는는 유난히 함께 놀겠다는 생각에서 너무 멀리 있는 나를 느꼈다
하루는
광석이가 나를 향해 달려온다
시집 간 누나가 매형되는 분하고 고기랑 과일 그리고 각종 선물바구니를 들고 왔다하며
조금기다리면 광석이 몫인 전부를 나에게 가져다 준다고한다
그리고
내일은 누나가 갈때 떡을 한다고 한보퉁이 싸 놓아 숨겨두고 나에게 준다고 한다
ㅎㅎㅎ 지금생각하면 왜 그렇게 광석이가 밉고 싫었던지
생각해보면 아마도 좋아한 나머지 증오심이였을까?
며칠전 친정집들리니 광석이가 죽었다고 한다
치매에 고혈압을 앓고 있던중 그만 먼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알았더라면 한번 찾아가 이야기나 건네볼껄?
오늘은 비가 늦게 부터 내린다한다
광석이는 벌써 깊고 깊은 땅속에서 잠을 자겠지
와이프와 아들하나 남겨두고 떠난 광석이는 지금은 편안하게 잠들었겠지?
안심하는 시간속으로 들어간다
인간사.
하루살면 덜산사람보다 무엇이 다를까?
먼저간 사람은 남은우리보다 얼마를 불행하다고 생각할까?
조용한 집 창문열고 먼하늘을 바라본다
언젠가는 지금 앉아쉬는 나도 떠날 먼길을 바라보듯하며....

네비 글.


'홍사랑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7년 9월 6일 오후 07:49  (0) 2017.09.06
보고싶어집니다  (0) 2017.09.06
고향 집  (0) 2017.09.06
동심  (0) 2017.09.06
나는 사람이다  (0) 2017.09.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