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늙어가는 여름이
글/ 홍 당
늙어가는 여름이
떠 오르는 여명의 물들어 간다
푸른 숲은
뜨겁도록 내리쬐는 빛으로 시들어가고
개울가 흐르는 물
모래무지 메마른 물 위로 헉헉거린다
사라져 가는 생명들
찌든 시간 속으로 파고들고
새롭게 탄생하는
철 따라 살아 숨 쉬는 것들
마저 저물어가는 세월 속으로
마냥 기대고 싶은 듯
하루를 힘겨운 소리로 버둥댄다
들녘은
피고지는 생명들이 하루살이처럼
끝맺음으로 사라지고
하늘은 저만큼에서 조차 별 일 없는 듯
대지를 타 들어가게 만든다
나의 하루도 이 같이
삶의 절임질 하듯
언덕길로 줄 달음질하듯
처참히 짓밟히는 지렁이처럼 굴러간다
하루가 더없이 흐르는 동안
나는
나는
그저 바라만 보는
건너편의 작은 소일감으로 만들고 싶어 진다
2018 8 19 오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