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쑥버무리
글/홍당
봄바람 꽃잎 휘날리며
낯선 곳으로 떠나는 한나절
너나 할 것 없이
벌 나비처럼 모여들었다
물질 끝나고
여자들 가방 끈 어깨에
둘러메고 모임 장소로 간다
집으로 들어서자 마자
쑥 향이 짙게 코를 자극했다
솥 안에서는 물이 끓고
하얀 쌀가루에
검은콩과 건포도
그리고
견과류들이 한 줌씩 스며들어
맛을 내느라
온 집안이 봄 쑥 향기로 가득 채워간다
창밖엔
아지랑이 하늘로 오르고
앞 산 진달래 꽂
단장 하느라 바삐 옷 갈아 입는 날
구름은 봄 속으로 들어가는
화가 되어 우리 모습 그려 담는다
사시사철 푸른 숲은
이름 모를 생명체들이 숨을 고른다
참 좋은 순간이 흐르는 삶의
청량제 같은 순간들로
일행은 한 바탕 미소를 털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