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행복한 날입니다

洪 儻 [홍 당] 2017. 9. 14. 07:16

행복한 날입니다
가을 향기를 품은 앞마당엔 갖가지 가을 것 이들로
아낙의 미소가 절로 흐르는 한나절이
작은 희망 싣고 떠도는 구름처럼 마음이 한가로이
세월에게 맡겨놓고 싶은 마음을 글로 실어놓고 갑니다

나뭇가지 위 고추잠자리도 맘껏 가을의 맛을 만끽하려
작은 날갯짓하며 하늘 아래위를 오르내리는 하루를 흘려보내고
어쩌다 잔디위 기어오르는 이름 모를 벌레에게도
행복으로 가는 시간 흐름에 기쁜 날이 시간을 만들어갑니다

대추는 붉게 익어가고 홍시는 나뭇가지에서 심술궂은 바람이라도
불면 낙화되어 어디론가 떠 밀려갈지 모를 순간에 몸서리칩니다
햇살 타고 불어오는 갈바람은 낙엽 하나 싣고
산등성 너머 이웃 동리로 마실 갑니다.
멍멍이는 어젯밤 이웃집 깜순이와 사랑 나눔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을까? 우편배달부가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깜박깜박 고개를 숙였다 놀라서 멋쩍게 하늘 보고 멍멍 짖어댑니다

위 마을 아랫마을 고추 말리기로 누런 멍석에도 비닐하우스에도
빨갛게 익어 간 고추들로 풍요들로 춤을 춥니다
장이 서면 쌈짓돈 챙기기에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는
어미 마음은 벌써 지갑 챙기기로 웃음보가 터집니다

다가오는 추석엔
둘째 딸이 잘 먹는 송편도 빚고 시어머님께서 잘 드시는
녹두부침개도 부치고 지아비 술안주로 북어포도 사놓고
시집간 딸래미에게 줄 갖가지 나물거리 채소들을
챙겨두고 싶어 밤잠을 잊기도 합니다

창밖은 하현달이 그믐으로 향해 달리고
달 빛 가려진 툇마루엔 가득 쌓아 놓은 들깨와 참깨
그리고 콩나부래기들로 어미 마음을 환하게 만들어줍니다

한가윗날이 다가오는 날
집 집마다 그립던 가족들이 오고
집 나간 개구쟁이 아들이 행여 오지나 않을까?
정화수 장독대 올려놓고
"비나이다.""
"비나이다.""
어미 마음 헤아려 주는 소식을 달님은 아시려나
어둠이 가시는 새벽하늘 보며 마음은 궁굼증으로 안절부절못합니다

2017.9.13 정오에
홍 당글

'홍사랑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연  (0) 2017.09.14
2017년 9월 14일 오전 11:39  (0) 2017.09.14
2017년 9월 13일 오후 06:41  (0) 2017.09.13
한자성어  (0) 2017.09.13
그리움의언덕  (0) 2017.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