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보리밥

洪 儻 [홍 당] 2018. 4. 16. 08:25

제목/보리밥

글/ 홍 당



무더위 극성에 한시름 놓은 한나절

엄마는 더위도 무릎 쓰고

점심 밥상  차려 낸다

 

하얀 사기그릇 꽁보리밥  

할아버지 상투처럼 담아내고

텃밭에 심어 놓은

상추랑 고추랑 쑥갓 한 줌 섞어내고

 

강된장에 매운 고추 썰고

풋마늘 찧어 넣고

보리새우 갈아 넣으면

이 저림 맛있는 쌈장 없네

 

지난해 담가 놓으신

엄마 표 장아찌

고들빼기 질경이 마늘대 

밥상 위  진수성찬 누린다

 

2월 담가놓은 붉게 물든

보리고추장  

마늘 대파 썰어 넣으면

입맛 당기는 순간

여름 더위 잊는다

 

코 등엔 구슬땀 안으로 흐르고

혀 안으로  감도는

매콤한 맛

장마철 지루함  빠르게 흐른다

 

아기자기한 엄마 표 꽁보리 밥상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2017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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