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보리밥
글/ 홍 당
무더위 극성에 한시름 놓은 한나절
엄마는 더위도 무릎 쓰고
점심 밥상 차려 낸다
하얀 사기그릇 꽁보리밥
할아버지 상투처럼 담아내고
텃밭에 심어 놓은
상추랑 고추랑 쑥갓 한 줌 섞어내고
강된장에 매운 고추 썰고
풋마늘 찧어 넣고
보리새우 갈아 넣으면
이 저림 맛있는 쌈장 없네
지난해 담가 놓으신
엄마 표 장아찌
고들빼기 질경이 마늘대
밥상 위 진수성찬 누린다
2월 담가놓은 붉게 물든
보리고추장
마늘 대파 썰어 넣으면
입맛 당기는 순간
여름 더위 잊는다
코 등엔 구슬땀 안으로 흐르고
혀 안으로 감도는
매콤한 맛
장마철 지루함 빠르게 흐른다
아기자기한 엄마 표 꽁보리 밥상
그 시절이 마냥 그립다.
2017 8 19
'홍사랑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워지지않는 그리움 (0) | 2018.04.18 |
---|---|
작은인연 (0) | 2018.04.17 |
詩 세편 (2) | 2018.04.14 |
유리병에 가을을 담고 싶다 (0) | 2018.04.13 |
타인의 계절 (0) | 2018.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