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유리병에 가을을 담고 싶다

洪 儻 [홍 당] 2018. 4. 13. 13:39

제목/ 유리병에 가을을 담고 싶다

글/ 홍 당

  유리병에 가을을 닮고 싶다

  갈색 단풍 닮은 가을처럼

내 마음 물들이고 싶어 합니다

뜨겁도록 열정으로 가득 채운

노오 단풍 따라 떠나고 싶어 합니다

 

짙게 물들인 추상에 계절 속으로

붉게 타 오르는 수줍은 모습 되어

갈 꽃잎도 덩달아서 미소 짓고 싶어 합니다

시간이  빚어낸 아쉬움들만이

소리 없는 가을로 깊어만 갑니다

 

낮게 걸린 담 너머 홍시는

결실을 잉태하고

봄부터 담가 놓은  어머님의 장 맛

새끼손가락으로 찍어 맛을 볼 때마다

어머님이 그리워 가슴 한 편으로 눈물 흘립니다

 

석류는 알알이 터질 듯  얄밉게 입 벌려

빨갛게 익어 간 속살을 드러냅니다

텃밭 유자나무 열매도

유리병을 가득 채워놓고 잠들고 싶어 합니다

 

내 작은 모습도

내 짧은  일생도

가을 햇살에 기대어  숨을 몰아쉽니다


2018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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