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곡차
글/홍당
구직하기 힘들다 하는 친구에게
자리 좋은 직장 마련해 주었더니
한 잔 두 잔 후한 대접받아
오늘은 더 좋은 기분 풀이하겠네 하고는
곡차에 정신이 혼미하셨나
소식을 뒤로해도 좋으니 밤 사이 건강만 하시라
어둡고 칭칭 한 골목 찾아들어
하루를 잘못 살았다는 죄를
아무런 생각도 없이
무한히 넘어가는 소주에 막걸리
오장육부 썩어 가는 걸 모르시나
무엇하나 제대로 알고
마시던 먹어대던 해야지
술술 잘 넘어간다고
막히지 않고 물 흐르듯 마신다고
수리수리 좋다고 넘기고 나면
나라에서 훈장 줄 거냐고
눈꺼풀 뫼 넘어가다 자빠지고
보름밤 휘 엉청
하늘에 뜬 것같이 팔 다리 후들거리고
혀란 놈은 에이 비이 시 디
외국어 외우냐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오가는이들에게 손찌검 헛 발차기하는
꼬락서니라니를 보니 네가 배우냐
이 원수야 정말 원수네
이리 가면 어디냐
저리 가야 내 집 같은데
밤새도록 전봇대 벗 삼아
헤매다 끝내다 기물파손 죄로
상점 쥔장의 신고로 파출소 신세 지는 꼴이야
벌금 내고 망신살 당하고
여편네 잔소리 듣고
자식 눈치 보는 너의 몰골이
세상은 코믹으로 느끼며 한바탕 웃는다
오늘도
내일도
그러지 말아야지 천 번 만 번
손가락 맹서로 다짐하는 소인배랍니다
2017 12 7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