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엄살

洪 儻 [홍 당] 2017. 12. 7. 16:35

제목/엄살
글/홍당

오늘도 청량한 날씨는
홍당을 바깥 세상으로 유혹한다
여백의 미를 창조하느라
고민하던 나는 자유 없는 입원실에서
아침부터 소란 떨고 침상과 소모품을 갈아 달라고 했다


다른 환자들은 열흘이 돼도
말없이 지낸다고 한다
사흘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다시 갈아달라니 어이가 없는가 보다


입원복은 커피를
이불은 먼지로 쿨한 냄새로
잠을 못 잤다고 했다


혈압을 재니 175~80
맥박은 39
정상일 수가 없다는 듯
내 속대로 말끔히 갈아치웠다


커피를 마시다 들키고
콜라와 감자 먹을 때도
담당의에게 들키고
복도를 서성이 다 또 들키고
이성잃은 사람같이 죄인 취급을 받고는
반성의 기회가 없는 치한으로 변한 나 자신이 미웠다


그래도
살고 싶은 마음 하나 가득
채워보는 하루를 시작하는 엄살을 부려본다


2017 12 7
정오를 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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