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병과 약
글 / 홍당
짙은 회색 빛 아파트 빌딩 사이로
겨울새들이 행진하고
숲은 바들바들 떨고
있는 나뭇가지를 잡듯이
품은 듯 자리 메김을 한다
빤히 보이는 드라마센터
조용히 잠든 세상 되어
낯익은 배우들 모습을 찾기 힘들다
우울했던 기분이 해를 따라가듯
한나절로 흐름이
좀처럼 낳은 듯하지 않는
나이 든 여자의 마음을 버겁게 만든다
오층 병원 아래 약국 앞
들어가는 사람마다
하얀 약봉투를 마치
돈보따리처럼 들고 나온다
병들면 챙겨 먹어야 하는
생명의 약 보따리
하늘은 밝은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에 게
주는 선물이 고작해야
병 주고 약 주는 일로
너무합니다
정말 너무합니다
가수 노래로 흥얼거리며 위안을 삼아 본다
2017 12 5
병상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