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2017년 12월 2일 오후 01:53

洪 儻 [홍 당] 2017. 12. 2. 13:54

제목/고뇌의 병상 향연이 펼쳐진다

글/ 山蘭 메라니 글


고뇌의 병상 향연이 펼쳐진다
나를 데리고 축제를 열듯
모두가 두 손과 발로 흔들고
춤추는 모습들이다

신경외과의사는
등짝을 두들기며
아파요?
"에구에구 아프죠.""
좋아질 겁니다
움직이지 말고 누워만 계셔요


이어서
신삥 간호사가 신바람 난 듯
처방대로 작대기만 한 주사기로

내 팔뚝에
터널을 뚫듯 마구 쑤셔댔다


피가 흐르고 구멍은 못 찾고
이 곳 저곳 살점이 뜯기듯
피멍이 들고 또 다른 곳을 찌르더니

급기야는 다른간호사로 대체했다

오른팔도 부족해서 왼쪽에다
폭탄을 터뜨린 것같이 들이대더니
고무호스를 타고 검은선혈이

샘처럼 흘러나오다

방울방울 맺히다

하얀 링거 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오늘 하루 양식이자
거부할 수 없는 생명 줄기며
치료제로 위안을 준다

조금 있으려니
약봉지를 들고 실습생이 들어온다
고분고분한 말로
많이 아프냐고 한마디 건네는 말에
메라니 눈 엔 이슬 같은 눈물이 흐른다

고마워요
나도 한 마디하고는
또 운다
눈물이 많으시나 봐요
ㅎ.ㅎ.
옷다 웃는 여자
똥구멍 털 난다는 말이 나를 코미디로 엮는다

복도를 오가는 밥차 소리에
문을 닫은 채 창문을 열어놓는다
음식 냄새로 병실을 진동하며
위를 자극하고 토하고 싶은 충동으로 못 참겠다

배꼽시계가 울지만
갖은 냄새로 인한 진저리 치는 듯
한 시간 흐르고 두 시간이 흘러야
감자튀김으로 아침 겸 점심식사가 제공된다


메라니에게
어울리는 책 제목(바보 바보)
꼭지 아우가 나에게 걸맞은 제목으로
책두권을 갖다 놓고 자정쯤 갔다 잘 가고 있겠지?

세상 살며 또 한 사람의
고마운 사랑을 느끼며
피로했던 하루를 접는 잠을 청한다
태어나 한 사람의 남자를 사랑했더라도
이렇듯 정 깊은 사랑받았을까? 하는
의구심을 밤 새도록 가슴으로 새겨보기도 하며

2017 12 1 병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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