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굼벵이

洪 儻 [홍 당] 2020. 11. 23. 07:23

제목/ 굼벵이

글/ 홍 사랑

 

꼬물꼬물 무언가

움츠리다

긴 숨 몰아 쉬며 기어간다

파릇하고 부드러운 입 맛 댕기는

배추 속으로 기어오른다

 

추위 느끼는 듯

움츠린 몸 더욱더

주름 잡힌 채

앞 뒤 가름하지 못하고

기어간다

 

피 땀흘리며 농부의 한 해농사

가꾼 정성도 모른 체

여름내내 남 모르게

낮이나 밤이나 먹어대더니

 

배 퉁이 태산처럼 나 뒹 굴어도

자빠지지 않고 기어오른 다

어디 가는 걸까?

고향 찾아 가는걸까?

 

굼벵이 외로운 모습 바라보면서

나 또한 고향 잃은 실향민 같다

배추 속 비집고 탈출하는 굼벵이처럼

오늘도 목적지 향해 달려본다

 

2020 11 8

굼벵이 삶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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