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추석전야제

洪 儻 [홍 당] 2017. 10. 8. 17:35

청명하게 밝은 아침햇살이 잠시 세월을 내려놓고
길을 찾아가는 이들에게 눈길로 마주치려 합니다
미운듯한 그 시절 그 동무들이 하나 둘씩 고향길로 접어드는 한가윗날
바다는 회색빛으로 물 들어가고 섬 나들이 하는 객들에 발길은 사공에게
오늘만큼은 잔잔하게 물 흐름을 기대하며 소원을 빕니다


이웃집 자식들은 어버이에게 용돈도 후하게 드리고
갖가지 선물 보따리를 들고 왔다고
자랑삼는 감나무 집 할머니에 모습이 마냥 슬프게 다가 와
울~할머니 가슴을 미어지게 합니다

막내가 아직도 오지않아 마음이 편치못한 울~할머니에게는
맛있다 먹어대는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좀 가지라는 투정이
아침상을 잠시 내려놓게 합니다
막내딸 사위가 온다는 연락이 지금쯤 할머니에게 도착해야 할 일인데
어찌 된 일일까? 감감무소식이 할머니를 눈물 나게 합니다

다 들 차례 지내고 조상님들 묘소 참배하려고 차를 몰고 떠나는 시간
할머니에게는 더 없이 슬픈 시간입니다
이제 [구정 설날]정월이 되어서야 몰려오는 자식들에 모습을
그때까지 내가 살아있을까? 하는 작은 소원으로 두 손을 꼭 쥐어봅니다

달님도
내 맘 알아줄까? 옛날엔 뭐니 해도 할아버지가 곁에 있을 땐
애들이 주는 용돈은 모두 할머니 쌈짓돈으로 넣어 주었는데..
이번 한가위엔 쌈짓돈 액수도 아직은 마음 먹은 대로 부족하게 들어온 일이
이내 만족할 수 없다.는 할마시에게 홍당은 오만 원권 한 장을 보너스라고 더 드렸다
금방이라도 웃음이 폭발할 것같이 할마시께서는 살짝미소로 고맙다.하고
홍당의 두 손을 잡고 웃으십니다

엄마!
그 돈 두었다 다 어디다 쓰려고 그러슈?
하고는 엄마의 손을 잡으니 마음에 눈물이 쏟아진다
팔 남매 키우시랴  온갖 시름에 나이 많은 큰 시수이의 시집살이하시랴
주름 펴 실날 없으시게 살아오신 엄마의 일생을 보답해드리는 것은
사시는 날까지 편하고 환한 웃음이 떠나지 않는 삶의 시간으로 모시는 일 같습니다

엄마!
둘 째가 이렇게 늘... 기도해 드릴게요 백수를 누리신다니
그리 사시다 떠나셔요
그땐 둘째딸이 모실게요 엄마와 함께 떠났으면 바람인데....?

2017. 10.3 추석전야제
산란 메라니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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