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밥과의 전쟁

洪 儻 [홍 당] 2017. 9. 29. 07:46

신혼 첫 번째 집은 전세로 들었다

이튿날 아침이 온다

밖을 나가보니

온통 설거지들이 태산같이 쌓여있었다

이게 다 뭐야?

처음으로 이렇듯 많은 그릇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니

주인댁 파출부 언냐가 나와서 하는 말인즉

모두들 그냥 갔다는 것이다

"누구 보고하래요.""

호호호호 웃음 만나 왔다

설거지를 끝내고 나니 노을이지는 저녁시간이 되었다

이틑날부터 아침밥을 지어야 했다

그 시절에도 우리 집엔 전화가 놓였었다

엄마께 밥 물 붓는 것부터 물었다

안댁 언니에게 물어보라했다

홍당은 그냥 대충 밥을 지었다 밥상을 차리고 밥을 퍼 보려 하니

죽이닷?

다시 밥을 지었다

한 번 두 번 세 번을 지어도 죽 이아니면 고두밥이 되었다

이때

신랑이 나와서 하는 말 밥도 제대로 배워오지 못했어?

너네 엄니가 그렇게 보내든..?

가슴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왈칵 솟았다

이러려면 진즉 엄마일을 도울 걸

후회가 막심하다 하지만 이미 강은 건넌 홍당이다

그 날이후 대장은 집밥을 먹지 않고 밖에서 배를 채우는 일이 허다했다



그날부터 하루 대 여섯 번 씩 밥 짓는 일로 시간을 소비했다

달포가 지나서야 제대로 밥을 지을 수 있었다

그럭저럭 세월은 약이라나

요리학원을 다니라 했다

한식 양식 일식 모두를 해 냈다

대장 생신 날 차림표를 작성하고 맘껏 폼 내어 차렸다

잡지사 친구분 [ 여원]이 상차림을 보고 처음 보는 신기함으로

사진을 찍새 해서 잡지에 실려 놓을 거라고 칭찬이 자자했다




그날 이후로 지금까지 요리에 대해서는

어딜가나 일등 으로 자신이 생겼다

친구들은 큰일이 있다 하면 홍당을 부른다

멋들 어지게 한상 차림을 해 주고 나면

이틑날엔 야!야! "나 어젯밤 신랑한테 포상금 받았으니 .""

"한 턱 쏠 께.""

"하하하하 괜찮아.""

나이 들어감에 앞으로는 요리에 대해서는 잠을 자고 싶다

너무나 많은 요리 만들기에 치가 떨리도록 힘이 부친다




오늘은 여기서.

2017.9.28 오후에

홍당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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