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특실이야기
글/홍당
특실이라고는 하지만
나에겐 최고의 행운을 삼켜버린 병상
나의 일상을 삼키려는 듯 눕히고 말았다
작고 볼품없는 침대와
급한 대로 사용하기 좋은
냉장고에 넣어 둘것도 없다
식사가 들어오면 밥상이라는 게
펼쳐지고
독한 항생제를 먹기 위해서 입안으로
넣어야 하지만 끝내는 감자로 연명을 한다
얇은 홑이불 하나 배당받고
티비엔 온종일 흘러나오는
뉴스를 교육 아닌 의무로 멀뚱대며
큰 눈을 껌뻑이며 바라봐야만 했다
시간때마다 톡톡 톡
노크하고 흰 가운을 걸친 담당의가
늘 던지는 말
잘 잤나요?
아픈데 없나요?
뒤이어 간호사가 링거병을 꽂으려 덤벼든다
약봉지도 예외 없이 먹어두라고 한다
오후가 다가오니
병문안 오는 이들로 시시 때때를 가림 없이
두둑 한봉투 아님 꽃다발
그리고
주스와 과일 피자도 들고 온다
책 한 권 들고 오는
반가운 이도 나를 웃게 한다
친구는 족발하나 시켜주려고 그냥왔다 한다
에구야!
내 속도 모르고 흑흑흑
강정 과일 심심풀이 뻥튀기 붕어빵.
이런저런 것들이
마치 잡화상이라도 차려야
하는 듯 노을 속으로 숨는다
고요가 곁에서 떠나버리거나
나로 인한 상처로
타락의 길로 떨어지는 밤의 세상으로
나는 보내려 애를 써 본다
2017 12 4
병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