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옵니다 우리 곁으로 말입니다
계절이 낳는 풍요들로 산과 들녘에는
많은 결실로 풍년을 이룹니다
나뭇가지마다 대롱거리는 열매들
어떤 아이는 붉게 얼굴을 물들이고
어떤 아이는 엷은 볼에 입맞춤이라도 한 걸까?
빨갛게 점을 찍은 것 같이 홍조를 새겨 넣었습니다
또 어떤 아이는 개울천에 빠진 채 잎과의 긴 이별을 고하고
탈색된 몸을 물 위로 오르려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이름 모를 열매 하나 깊은 산속에
낮잠을 청하기도 하고
데구루루 굴러다니는 다람쥐 먹이 사슬이 될 도토리는
오늘도 키 재기에 한창입니다
저만치서 바라만 보던 까치는 쪼아 먹을 먹거리에 감을 잡은 듯
날개치기로 내려앉아서 주둥이로 먹이 사냥에 열을 올립니다
하늘엔 두려움의 존재 독수리 부부가 낯을 붉힌 채
검은 날갯짓으로 낮게 날아서 작은 날 짐승들에게 위협을 가합니다
처음으로 어미 곁을 떠난 아기새들에게는
전쟁을 치르는 어미와의 이별로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피어나지도 못한 채 그렇게 짧게 생을 마감하기도 합니다
앞마당에서는
가을이 오는 짧은 밤을 무슨 생각하는지..
집 지킴이 멍이들은
꾸벅꾸벅 고개를 떨구며 햇살을 등지는 모습이 귀염둥이로
간식을 꺼내 주니 살래살래 꼬리를 칩니다
그래!
"너와 나 잃음을 것도 더 생길 것도 없지."""
이렇게 정주고 살다 가는 거지 뭐?
멍이는 알아 들었다는 듯 짧은 꼬리 인사로 홍당에게
다가옵니다
긴 여름은 떠나고 짧게 다가 온 가을에게
잠시 사랑해요
당신을 무한한 가슴으로 사랑하고 싶습니다
이 간절한 소망을 님들께 전해봅니다
2017.9.1 가을오면 중에서
홍 당글.
'홍사랑의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여웠나요 (0) | 2017.09.02 |
---|---|
2017년 9월 2일 오후 07:02 (0) | 2017.09.02 |
도마뱀의우정 (0) | 2017.09.02 |
좋은 술과 항아리 (0) | 2017.09.02 |
2017년 9월 1일 오후 08:37 (0) | 2017.09.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