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바람[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0. 8. 27. 11:20

제목/ 바람[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바람이 분다

나에 곁에서 찬 바람이 분다

어디는 가면 바람은 부는데

유난히 반가운 바람이 분다

정신 못 차리게 분다

땀을 비워두기까지 바람은 고맙게 불어준다

 

하마터면

바람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싶었던 일도 있지만

그때마다 바람은 고맙게 다가와

나의 시선을 이끌어 드린다

더없이 감사하고 온 몸에 땀 띠를 없애주고

잠들 때마다 바람은 나에게 신의 존재 같음을 느끼게 한다

 

만약에 바람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불면증에 걸려 약의 힘을 빌리고

온몸은 문둥이같이 구슬땀으로 범벅이 되어

흘린 흔적들로 이루어진 증상에 미칠 생각 하니

정말 바람은 감사한 존재다

 

어릴 적 할머님이 부채 질 해 주시던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바람

지금은 할머님 안 계시니

울고 싶도록 할머님의 사랑만큼이나

고마운 바람으로 다가온다

 

산들바람보다 더 고마운 바람

가을이면 낙엽을 데리고 오는 바람

한겨울 바람 불면 안방 생각이 간절한 바람보다

오늘 나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선풍기 바람은 신의 존재 같다

 

2020 8 18

오후 선풍기 바람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