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군것질[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0. 1. 31. 11:21

제목/ 군것질[ 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하루 흐름은

나를 버겁게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이럭저럭 시간 보내려면

마음의 평정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채

나름대로 위안 삼을 것들을 마음에 둔다


군것질이다

아침 먹고 나면 입이 날름대며

무엇에 쫒기 듯 망설이다

급기야는 손 길 닿는 대로  쫒아간다

찬장 위 구수한 냄새가 나를 유혹한다

닿지 않는 손으로 까치발까지 동원했다


그것은

바로 서리태 볶은 것이다

그릇째 열어놓고 한 알 한 알  씹어 삼키니

구수한 콩의 맛이 혀를  자극한다

단단해도 이빨이 건강한 나는  마구 먹어댔다

향기 짙은 커피 한 잔 곁들이니 금상첨화 같다


오후가 지나고 컴 하고  씨름하니

금세 배꼽시계가 울어댄다

생쥐 먹거리 찾아 뒤지 듯

찬장 안을 기웃거리니

눈에 들어오는 것은  며칠 전 사다 놓은

울릉도 호박엿 가락이 눈에 들어온다

질겅대며 씹어 삼키고는 물을 한 사발 들이켠다


저녁시간까지는 별다른 이유 없이

한가로운 시간과의 전쟁을 치를 것 같다


깊어가는 겨울밤

또 다른 세계가 나를  조롱한다

이럴 땐 먹는 일보다 더 행복할까?

구수한 군 밤 생각에 헛간을 찾으니

박스 안엔 가을에 사다 놓은  알밤이  눈에 뜨인다


작은 쟁반에 밤을 올리고

전자레인지 안에 넣고 스윗치를 눌렀다

조금 있으니 뻥! 뻥! 안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재난의 구조를 나 스스로가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데

언뜻 용기가 나지를 않는다

으악! 하고 레인지를 얼여보니

산산 조각난  알밤이 킥킥 대는 웃음으로 막을 내리게 했다


그래도 나는

군것질이 생각나면 언제나

심심풀이되어주는 것들로부터

한바탕 소란 피우고 일상을 멋지게 장식한다


2020 1 27

심심풀이 군것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