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와 묵은지[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입원실에 갑자기 소란스러워져 옆을 보니
할머니의 보호자로 할아버님께서 간병인 겸 보호자로
하루 한 번씩 들리신다
오늘 점심때쯤
할아버님께서 과일서 너개들도 병실로 들어오시어
하시는 말씀인즉 할머님 안 계시니 찬이 걱정된다고 하시며
아침식사를 하다 할머님 생각하고 눈물이 났다고하신다
묵은지 한 조각 씹으시면서
마누라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신다
한 그릇을 못 비운채 병원으로 오셨다고도 말씀을 늘어놓으시며
한 숨을 길에 내 쉬신다
"이제 알았어?""
"젊어선 그렇게 갖 가지 속 만썩이다니.""
혼잣말로 기껄이듯 늘어 놓으신다
"이 봐 마누라""
"앞으로 잘할께.""이제 당신과 나 둘이서 오래 건강하면 그만이지.""
"병들고 나이 들어 아무 쓸데없는 늙은이가 무엇을 바라겠어요.""
긴 한숨이 병실을 구름 낀 날처럼 만들었다
할머님!
"그래도 곁에 할아버님께서 지켜주시니 행복이죠.""
나는 부러움으로 한마디 했다
그렇다
나이 들어가면서 가장 소중 한일은 곁에 대화가 필요하다
한 사람 있어 행복하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지금에 와서 가슴을 뭉클거리게 만든다
다시 태어나면
초록빛 감도는 언덕길 오르내리는 바닷길 걸면서 서로를
아껴주는 그 사람이 곁에 있음에
무한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보다 더 감동적일까?
과일을 깎아주시는 부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없이 그리움 낳는 시간 속으로 빠져든다
2019 11 29
아침 커피를 마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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