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할아버지와 묵은지[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19. 12. 28. 17:27

할아버지와 묵은지[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입원실에 갑자기 소란스러워져 옆을 보니

할머니의 보호자로 할아버님께서 간병인 겸 보호자로

하루 한 번씩 들리신다

오늘 점심때쯤

할아버님께서 과일서 너개들도 병실로 들어오시어

하시는 말씀인즉 할머님 안 계시니 찬이 걱정된다고 하시며

아침식사를 하다 할머님 생각하고 눈물이 났다고하신다

 

묵은지 한 조각 씹으시면서

마누라가 소중하다는 생각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신다

한 그릇을  못 비운채 병원으로 오셨다고도 말씀을 늘어놓으시며

한 숨을 길에 내 쉬신다

"이제 알았어?""

"젊어선 그렇게 갖 가지 속 만썩이다니.""

혼잣말로 기껄이듯 늘어 놓으신다

"이 봐 마누라""

"앞으로 잘할께.""이제 당신과 나 둘이서 오래 건강하면 그만이지.""

"병들고 나이 들어 아무 쓸데없는 늙은이가 무엇을 바라겠어요.""

긴 한숨이 병실을 구름 낀 날처럼 만들었다

할머님!

"그래도 곁에 할아버님께서 지켜주시니 행복이죠.""

나는 부러움으로 한마디 했다

 

그렇다

나이 들어가면서 가장 소중 한일은 곁에 대화가 필요하다

한 사람 있어 행복하다고 하는

어르신들의 말씀이 지금에 와서 가슴을 뭉클거리게 만든다

 

다시 태어나면

초록빛 감도는 언덕길 오르내리는  바닷길 걸면서 서로를

아껴주는 그 사람이 곁에 있음에

무한한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모습보다 더 감동적일까?

과일을 깎아주시는 부부의 모습을 바라보며

한없이 그리움 낳는 시간 속으로 빠져든다

 

2019  11 29

아침  커피를 마시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