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간다
글/ 메라니
세월이 간다
간이역도 그냥 지나고
종착역도 모른 체
달린다
세월이
바람같이
스치고
흐른다
막힘도
모르고
이유조차 모른 체
무언의 시간 속으로
들어간다
남이 알까 봐
나를 알아볼까 봐
고개 숙인 채 멀리 떠나간다
그것은
이유가 있던 없던
나 스스로가 삶이라는 넘고 싶은
욕망들을 넘지 못하고 말았다
지금의 자리에서 뜨지 못한 체
한동안 머물렀던
어미품 같음이기에
예전처럼 진실된 초심으로
살고 싶어서
운명이라는 선을 긋고 살아왔다
세월이 간다
남이 알까 봐
나를 알아볼까 봐
머뭇대는 모습으로
지금까지 걸어 온 길로 달린다
2019 8 13 오후에
병원 로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