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가을과 춤

洪 儻 [홍 당] 2018. 4. 15. 07:20


제목/가을이 춤을

글/ 홍 당


가을 햇살이  춤 춥니다

파도에 바다가 찡하고  쫓기는 듯 가릅니다

아무도 가지 않는 섬

발길이 닿지 않는 섬들이

밤과 낯을 가리지 않고 일상을 반깁니다

바다를 기대고 숨을 쉬는 생물이

삐쭉 고개를 들어 가을향기를 마십니다

 

틈틈이 육지에서 날아온 소식을 집배원이 전달하면 

반가워 물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줍니다

풋풋한 바닷물 비린내 나는 바위에 붙어사는 굴의 향기는  

섬나라  아낙들의 쌈지를 채워줍니다

 

섬으로 시집 온 새댁 모습에서 흐르는 억척스러운 주름은

한 인생길 걸어온 훈장 되어  얼굴에 묻어줍니다

등결에도  허리 굽어진 세월  두고두고 서러워합니다

조각조각 모아놓은 다도의 섬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섬 사람들

쪽빛 노을이 황금알 낳는 벌판으로 유혹합니다

 

가을 햇살이 미소를 짓고 일몰이 잠을 재촉하는

어부들의 하루가 잔치를 벌이고  타 오르는 불꽃놀이처럼 

다가왔다   쫓겨가는 시간 속으로 숨바꼭질합니다

풍요는 행복을 낳고 풍부한 삶의 돈 보따리가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길로 걷게 합니다

 

막막한 삶의 도전장을 내고  온갖 노력을 해도 기울여도

찌든 도시인들에게도 채워주지 못하는   진실들을

작은 소망 이루고  환희를 맛보는 기회를 주는 채움으로 만들어줍니다

 

가을에 가늘게 피어나는 억새들의 노래

섬나라에서는 유난히  슬피 울어대고 구름도  떠다니다가

인생 여정을 한 폭 담으려 하는 그림으로 역사를 그려놓습니다

마치 내 모습도 함께 살아가는  그대 모습 같음으로


2017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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