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랑의 ·詩

엿장수 [시 ]

洪 儻 [홍 당] 2025. 5. 25. 08:40


제목/ 엿장수 [시 ]

글/ 홍 당

 

째깍째깍 가위 소리

온 동네 안 울린다

가을이 머물다 떠나는 

동네 골목 입구 어귀

하루 걸러 엿장수 아저씨 

모습이 아른거린다

 

엿 사요?

구수한 수수 엿도 있어요

아이나 어른이나 입맛 잃어갈 때

수수 엿 한 가락 먹고 나면 

입맛 돌아요

 

팔순이 넘은 할머니 

마흔 살 갓 넘은 며느리도

엿 한 가락 먹고 나면 건강해요

 

장이 서는 날엔

구수한 엿가락 장단 맞추어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로 

가위 질 하며

한 가락 띄우면 

아이들 어른 모두가 

엿 장수 옆으로 모여든다

 

노을 지면

개구쟁이 멍이도 꼬리 치며  

따라가는 엿장수 발길이 무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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