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비워 둔 시간

洪 儻 [홍 당] 2021. 4. 11. 08:45

제목/ 비워 둔 시간

글/ 홍 사랑

 

하루가 지루하다고 길고 긴

시간의 느낌으로 흐른다

나의 인생 아직은 이른 봄은 아니지만

늦은 가을도 아니란 걸

누군들 알아줄까?

 

나 홀로 슬픔도 잔을 들어 축배 하고

기념되는 생일잔치도

홀로 춤추고 노래 부르는 일에

울고 웃고 하는 부지런 떠는 모습으로 탈 바꿈 한다

 

아니지 하며? 타인들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엄동설한 속 백설이 내린 머리 위엔

나이 들어가는 노친네라고 한다면

그것들을 받아 드려야 하는 인간의 진실이다

 

여니 땐 비워둔 시간을 들여다보며

이쯤에서 끝낼 운명의 길을 걷고 싶다 하고

이런저런 상념에 깊이 잠드는 모습으로 둥지를 틀어본다

 

아직은 멀리 있어 바라만 보는 영원히라는 그곳

살만큼 살았으니

이제는 털고 떠나자 하는 내가 가야 하는 그곳

 

숨 쉬고 있는 지금의 이곳 비워둔 채

행복이라는 뜻은 접은 채

비록 살아 숨 쉬는 짐승의 가깝게 살아있는 나 자신에게

숙제로 문제를 하나 풀어보라고 건네준다

더 살면 무슨 뾰족한 수 라도 있느냐고?

 

지금이 떠나고 싶을 때라고 한다는 그 생각이

가장 현실을 직시하며 후회 없이

미련두지 않은 채 갈 곳으로 발길 옮기라고 충고하고 싶다

 

나 자신에게

 

2021 4 8

오후 배꼽시계 울어도 먹기는 죽는 일보다 더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