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서열[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메라니 집 주차장에는 황금이 와 재순이
그리고 깜장이 예비엄마 셋이서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서너 번씩 들린다
재순이는 새끼 세 마리를 낳아 입 맛 조차 잃은 상태로
영양식으로 하루 한 번 먹인다
요즘 메라니는 재순이 산모일로 산바라지에 몰두한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사료를 주고 간식을 주고
그리고 하루 한번 선택에 여지없이
햄과 고등어 통조림과 꽁치통조림과 닭고기로
영양 보충을 해준다
나도 못 먹는 간식들로 행복을 느끼는 듯
냥이 예비 엄마들은 마냥 좋아한다
아침에 운동 나가기 전 사료와 물을 가득 채워주면
황금이 가 가장 먼저 사료에 입을 댄다
깜장이와 재순이는 고개를 들었다 놓았다
이리저리 돌리며 황금이 눈치만 보고
입 맛 다시는 일로 측은함을 보인다
그리 고난 후 다음 차례는 깜장이의 차례
식성이 별로 안 좋은 깜장이는 먹는 속도가 느리지만
재순이는 한사코 눈치로 바라만 본다
둘이서 식사를 끝내고 나면 물러선다
재순이 산모는 그제사 몸을 이리저리 뒤 틀 고난 후
먹이 앞으로 다가온다
메라니는 측은하여 간식을 준다
고급인 간식에 입맛을 찾은 산모 재순이는 아옹 아옹'
고마워요 할머니! 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는 시늉에
메라니의 힘들고 돈 드는 일이 사르르 눈 녹듯 풀린다
그래서 하루를 살아가는 동안 냥이들의 서열을 체크해주고
덜 먹은 냥이는 따로 채워 먹인다
잘 먹어야 아기를 순산하지? 하고
메라니 차 밑으로 들어가는
냥이들에게 파이팅! 하고 집으로 들어온다
2020 6 7
아침 냥이들과의 시간을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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