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이제 떠나야 한다고 [ 삶의 이야기] [1편]

洪 儻 [홍 당] 2021. 8. 27. 11:03

제목/ 이제  떠나야 한다고 [ 삶의 이야기] [1편]

글/ 메라니

 

심술 맞은 먹구름이 가득 채운 하늘 아래 

세상으로 비를 뿌리는 하루가 흐른다

며칠 전 친구의 간절한 죽음의 길을 선택한 일에 

곰곰이 생각에 잠겨본다 

 

오죽하면 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이해가 점점 생각할수록 동정이 간다

 

우리 나이처럼 늙어가는 삶에서 

홀로 서 있다는 느낌은 

누구 하나 하소연 늘어놓을 수 없는 

처참한 모습으로 하루를 견딘다

 

보다 좋은 시간을 살아가려는 안간힘을 써 봐도 

즐거운 취미 생활에 도취하고 싶어 

이곳저곳 찾아가도

긴 긴 밤이라는  망망대해 같은 

비좁은 방안에서의

친구나 대화 한 마디 없는 밤을 

새운다는 일에는 진저리 친다

 

나도 얼마 전부터는 

일기장에 이야기들을 쌓아 놓는 글들이

하나같이 어서어서 떠나고 싶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늘어놓은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눈물이 주르르 흐르기도 하고 

혼자라는 고아처럼 산 송장으로 사느니

친구의 의견처럼 

고이 잠들고 싶다는 상상을 

하루 수십 번씩 해 보았다

그때마다 후회 없는 나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나 싶다

 

요즘엔 더욱더 친구 병문안 다녀 온 후엔

이만 치서 선택하고 싶은 나만의 결정을 

스스로 하고 싶어진다

어서 가야지 어서 떠나고 싶다 라고

 

나는 죽어가는 법을 익혀 두었다 

침술을 오십여 년 해 본 경험으로 

어느곳에 침을 묻어두면 곱게 잠이 든다 

누가 침을 빼 주지 않으면 

먼 길로 떠남은 말할 나위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오늘도 홀로 외로운 고아로 전전긍긍하며 

살아 가느니 

선택을 하고 싶은 머나먼 길이 훤히 보인다

어서 가고 싶다

그곳은 먼저 간 친구와 가족 그리고 이웃과 벗들로 

나를 잘 아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내가 올 줄 알고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집 짓고 

기다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