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이제 떠나야 한다고 [ 삶의 이야기] [1편]
글/ 메라니
심술 맞은 먹구름이 가득 채운 하늘 아래
세상으로 비를 뿌리는 하루가 흐른다
며칠 전 친구의 간절한 죽음의 길을 선택한 일에
곰곰이 생각에 잠겨본다
오죽하면 이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로
이해가 점점 생각할수록 동정이 간다
우리 나이처럼 늙어가는 삶에서
홀로 서 있다는 느낌은
누구 하나 하소연 늘어놓을 수 없는
처참한 모습으로 하루를 견딘다
보다 좋은 시간을 살아가려는 안간힘을 써 봐도
즐거운 취미 생활에 도취하고 싶어
이곳저곳 찾아가도
긴 긴 밤이라는 망망대해 같은
비좁은 방안에서의
친구나 대화 한 마디 없는 밤을
새운다는 일에는 진저리 친다
나도 얼마 전부터는
일기장에 이야기들을 쌓아 놓는 글들이
하나같이 어서어서 떠나고 싶다고
고백 아닌 고백을 늘어놓은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는
눈물이 주르르 흐르기도 하고
혼자라는 고아처럼 산 송장으로 사느니
친구의 의견처럼
고이 잠들고 싶다는 상상을
하루 수십 번씩 해 보았다
그때마다 후회 없는 나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겠나 싶다
요즘엔 더욱더 친구 병문안 다녀 온 후엔
이만 치서 선택하고 싶은 나만의 결정을
스스로 하고 싶어진다
어서 가야지 어서 떠나고 싶다 라고
나는 죽어가는 법을 익혀 두었다
침술을 오십여 년 해 본 경험으로
어느곳에 침을 묻어두면 곱게 잠이 든다
누가 침을 빼 주지 않으면
먼 길로 떠남은 말할 나위 없다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오늘도 홀로 외로운 고아로 전전긍긍하며
살아 가느니
선택을 하고 싶은 머나먼 길이 훤히 보인다
어서 가고 싶다
그곳은 먼저 간 친구와 가족 그리고 이웃과 벗들로
나를 잘 아는 이들이 기다리고 있겠지?
내가 올 줄 알고
실망하지 않도록 좋은 집 짓고
기다리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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