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귀 빠진 날[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1. 3. 11. 14:29

제목/ 귀 빠진 날[ 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누구나 일 년에 한 번 오는귀 빠진 날이 나에게도 여지없이 다가왔다

홀로라는 쓸쓸함에 친정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병원일 본 후 엄마에게로 가서 팥죽으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

물론 다른 가족들에게는 고기 파티로 이어질 것이다

점심으로 샐러드와 차 한잔으로 입맛을 다스리고 난 후 엄마네 집으로 갔다

 

엄마께서는

팥을 삶은 후

홍 사랑이 좋아하는 통 팥으로 옹심이만 넣으시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을 들여다보시고는 흡족하신 가 보다

둘째 딸왔니? "이리 좀 와 보거라."" 팥 죽 색깔이 군침이 도네

하시며

 

평생을 동지날이면 붉은팥으로 쑤시는 팥죽으로 동리 사람과

나눠드시던 그 시절이 항상 그립다 하신다
우리 집에는 팔 남매가 모인다 일본 언니는

올해 엄마 생신 때도 코로나로 인해 나오지 못하고 칠 남매만 모였다

생일 주인공에게는

육 남매들이 회비를 한 사람당 일십만 원 거두어 육십만 원을 준다

 

이것은

우리 엄마의 몫이다 다들 그렇게 하는 일이

행사처럼 여겼으니 말이다

나는 엄마께 오십여 만원을 드렸다

옹심이 팥죽 한 그릇에 오십만 원이라니?

엄마께서는 유난히 나에게는

팥죽을 한 그릇 담아서 집에 가서 먹으라 인심을 쓰셨다

 

그리고는

둘째야!

"나도 네 생일 봉투 마련했다.""

일만 원짜리 다 섯장이 엄마 손에서

부들부들 떠시며 나에게 건네셨다

ㅎㅎㅎㅎ

"엄마! 거두셔요."" "받았다 할게요."" ㅎㅎㅎㅎ

그날 밤 이슥하도록 우리 칠 남매들은

나의 부족한 실력인 투전놀이에

몇만 원을 빼았갔다 특히 막둥이가

물론 딴 사람들은 모두 환수해서

엄마의 손안으로 들어갔으니 기쁨으로 지낸 하루의 삶이

살 찌개 만들기도 했다

 

홍 사랑은

거금을 투자한 몫으로 그날 밤

엄마의 찌찌 만지며 잠드는 특권을 일 년 만에 차지했다

 

엄마!

부디부디 오래 토록만

우리 곁을 밝혀주시는 등불처럼 건강하게 살아만 주십시오 라고요

 

2021 3 8

귀 빠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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