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귀 빠진 날[ 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누구나 일 년에 한 번 오는귀 빠진 날이 나에게도 여지없이 다가왔다
홀로라는 쓸쓸함에 친정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병원일 본 후 엄마에게로 가서 팥죽으로 생일 파티를 하기로 했다
물론 다른 가족들에게는 고기 파티로 이어질 것이다
점심으로 샐러드와 차 한잔으로 입맛을 다스리고 난 후 엄마네 집으로 갔다
엄마께서는
팥을 삶은 후
홍 사랑이 좋아하는 통 팥으로 옹심이만 넣으시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솥을 들여다보시고는 흡족하신 가 보다
둘째 딸왔니? "이리 좀 와 보거라."" 팥 죽 색깔이 군침이 도네
하시며
평생을 동지날이면 붉은팥으로 쑤시는 팥죽으로 동리 사람과
나눠드시던 그 시절이 항상 그립다 하신다
우리 집에는 팔 남매가 모인다 일본 언니는
올해 엄마 생신 때도 코로나로 인해 나오지 못하고 칠 남매만 모였다
생일 주인공에게는
육 남매들이 회비를 한 사람당 일십만 원 거두어 육십만 원을 준다
이것은
우리 엄마의 몫이다 다들 그렇게 하는 일이
행사처럼 여겼으니 말이다
나는 엄마께 오십여 만원을 드렸다
옹심이 팥죽 한 그릇에 오십만 원이라니?
엄마께서는 유난히 나에게는
팥죽을 한 그릇 담아서 집에 가서 먹으라 인심을 쓰셨다
그리고는
둘째야!
"나도 네 생일 봉투 마련했다.""
일만 원짜리 다 섯장이 엄마 손에서
부들부들 떠시며 나에게 건네셨다
ㅎㅎㅎㅎ
"엄마! 거두셔요."" "받았다 할게요."" ㅎㅎㅎㅎ
그날 밤 이슥하도록 우리 칠 남매들은
나의 부족한 실력인 투전놀이에
몇만 원을 빼았갔다 특히 막둥이가
물론 딴 사람들은 모두 환수해서
엄마의 손안으로 들어갔으니 기쁨으로 지낸 하루의 삶이
살 찌개 만들기도 했다
홍 사랑은
거금을 투자한 몫으로 그날 밤
엄마의 찌찌 만지며 잠드는 특권을 일 년 만에 차지했다
엄마!
부디부디 오래 토록만
우리 곁을 밝혀주시는 등불처럼 건강하게 살아만 주십시오 라고요
2021 3 8
귀 빠진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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