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인정하기 싫다[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0. 11. 12. 11:09

제목/ 인정하기 싫다[ 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느림보 걸음으로 한발 한 발 여명을 맞이하려

디뎌보는 인생이라는 나이 든 늦가을 날

늙은 여자 신음소리로 세월 바람 타고 달린다

 

거북이처럼 기어가는 처량한 걸음으로

한 서린 세월 가능치 못한 일에 도전을 포기한 삶

이 모든 현실들이 나를 슬프게 만든다

 

내가 다가가는 이들에게

사랑으로 묶어놓은 날들

땅 위로 슬금슬금 기어가는 벌레처럼

밟으면 작은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어설픈 순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나의 인생으로 인정받는 사실을

스스로 느끼며 살 수 있을까?

 

힘이 있는 젊은 날

버럭 대던 청춘 나이

시시때때로 인간의 길이라는

먼 곳 향해

고목처럼 사그라지는

나이 든 노친네의

서러움마저 시간 속으로 흐른다

 

오늘만이라도

거창하게 실력을 과시하고

당당하게 살아온 나의 삶을

늙어가는 촌스러운 노친네가 아니라는 인정하기 싫다고

 

라고요

 

2020 11 3

참 서럽기만 하여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