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기부[삶의 이야기]
글/ 메라니
자고 나면 기다린 뉴스와 접하는 일로
하루 일상을 열어가는 시간이다
마음 같아 선 곧. 달리고 싶지만
정신이 몽롱하니 말이다
어제부터 막혔던 기가 뚫리는 것 같이
거슬리는 뉴스를 들어야 한다
누가 말했던가? 병 주고 약 준다고
그 말이 실감케 한다
재난 지원금!
말만 들어도 돈을 준다 하니 기쁜 일이다
생각을 하는 것은
비록 나뿐이 아닐 게야 하고 말하고 싶다
그런데 이게 웬 말? 기부를 한답시고
높으신 분 내외가 신분을 털고
전액 기부금이라고 선포를 한다
아연실색을 금할 길 없지만
다시금 소식을 접하려 기다린다
아랫사람들 한숨이 절로 나오지 않을까?
아내 생일 선물로 줄까?
결혼기념일인데 결혼 때 못해 준 반지 하나 선물로 사 줄까?
팔순 어버이 잔치를 해 드릴 거야
자식 등록금에 보태야지
생전 못다한 조상 찾아뵙고 흐트러진 잔디 떼 입혀드릴까?
몇 해를 버틴 빚을 청산해야지?
공무원 생활 삼십 년 입고 살던 단 벌 신사 면해볼까?
사느라 여행 한번 변변히 데리고 못 간 일 소원 풀어줄까?
간 밤을 한숨도 못 자고 꿈으로 설계를 하다 아침을 맞는다
너도나도 조건 없이 기부금을 내놓는다고
이러면 승진이고 뭐고 기대할 수 없다는 강박에
가슴이 미어지기도 한다
있는 게 없는 것보다 행복을 느끼지만
차라리 없다는 일로 긍정을 찾고 싶은
일상을 겪어야 하는 서민의 발걸음이
오늘 하루를 열어가는 길에 큰 바위 같은 짐이 된다
돈이 뭔지
사는 게 어떤 건지
정이를 내리기엔 너무나도 험난한 삶의 길이
나를 비웃기라고 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남들 이야기는 하기 좋아하면서
지금 내가 할 소리들을 생각하니 망령이다
먹고살기도 바쁜데 허탕 치는 일 꿈꾸는 것 같으니 말이다
쌀도 팔아야 하고 전기 가스값도 없고
자식들 대학 등록금도 내야 하고 학원비도 밀렸다는데....???
그래!
그렇지?
인생은 빈 손으로 왔다 빈 몸 하나 의지한 채 떠난다 하지?
미물도 희망을 갖고 살아 가는데
나라고 정신 차리자 고?
2020 5 12
아침 차 맛을 잊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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