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운명 [시]
글/ 메라니
뱀이 숲 속으로 피해 숨어든다
인간에게 배신이라도 당했나 보다
내 나이 어느덧 팔순이라는
가파른 언덕 위로
오름으로 이것은 아닌데?
이렇게 나이만 먹어 댄 삶을
선택하지 않았는데
운명 신은 나에게 벌을 내리셨다
한 떨기 들꽃처럼
한 계절 살다 약속도 없이
떠나는 삶을 원했는데
밤하늘 수많은 별처럼 깜박이다
땅 위로 떨어지고 싶었는데
운명이라는 끝자락에서
소원하지 않은 모습으로
저물어 가는 노을빛처럼
사라지는 발길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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