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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달도 밝구나[삶의 이야기] 글/ 홍 사랑
휘영청 달도 밝구나 내 맘도 예전에는 달처럼 맑고 밝았는데 한 뼘도 안 되는 창안으로 스며드는 달빛에 독거 노친네의 한 서린 듯한 한 마디가 눈물을 자아낸다
낮에 사회단체에서 준 도시락을 반만 먹고 반은 내일 아침식사로 준비해둔 것 밤이 깊어가는 가을밤 속은 타 들어가고 먹고 싶은 충동에 배꼽시계는 노친네를 서럽게 울린다
영감 살아있으면 지금 같은 슬픈맛은 못볼텐데 한마디 나눔의 대화조차 없는 방안엔 고독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숨이 절로 노친네에게 그동안 참아낸 눈물을 소낙비처럼 쏟아지게 만든다
누구 하나 찾아주는 이 없는데 기다리는 것은 무슨 일일까? 기어 다니는 벌레도 가는 길 찾아가고 나는 새들도 철 따라 찾아갈 곳을 날개 치는데
자식 하나 없이 피 붙이 하나 없이 나는 지금까지 이 길로 걸어왔는가? 살이 찢기듯 피멍이 들도록 움켜쥐고 짜 내는 슬픔만이 추석을 기억하다 떠나라고 운명을 노친네는 알까? 모른척하며 살고 있을까?
묵묵히 지켜온 한칸의 방안을 이리저리 기어 다니기를 하루를 보내는 힘이 약한 노친네의 살 얼음판 같은 삶의 길인 것 같다
먹다 남겨둔 한 개의 송편의 맛 이거라도 나를 위안 삼으라 하는구먼 하고요
2020 10 4 이웃 독고노인을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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