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배웅하다
글/ 메라니
뜻 모를 이유 없는 계절
마음은 구름 따라 세월을 쫓는다
작은 손길 닿을 듯
저물어가는 가을
잡고 싶은데 저만치 달아난다
알밤 주으러 가다
뱀에게 혼줄이나 기절했던 기억
어린 시절이 마냥 그립기만 하다
노랗게 퇴색한 낙엽 한 장
책갈피 속 깊이깊이 꽃아 두고
그 사람 소식드림에 밤 잠 설친다
달은 창안으로 비추고
나를 바라보는 듯 노려본다
꿈에서라도 잠시 그 사람에게
속삭이고 싶은 대화
오늘만큼은 아닐진대 소식이 감감
꿈 이룸을 기도한다
또 다른 시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며
가을을 배웅한다
2019 11 11
삼길포를 달리다 방파 제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