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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15일 오전 10:36

洪 儻 [홍 당] 2018. 11. 15. 10:37

제목/쌀과 빵[삶의 이야기]

글/ 홍 당



보리 쌀로 가득 채워진 깡보리 밥
시큼하게 익은 부추와
빨간 고추를 갈아 넣은 열무김치에
찹쌀고추장 한 숟갈 넣고
들기름 한 숟갈 붓고 싹싹 비벼먹습니다


풋고추 한 입 깨 물고는
이빨이 빠지는 것 같은
느낌에 냉수 한 모금 마셔도

불 붙은 듯 열까지 오릅니다
된장찌개 입에 넣고 잠시 기다리다
끝내는 하얀 설탕가루
비상약을 입안으로 투척한 후에야
풋고추 매운맛에 대한 전쟁이 멈춥니다

그 맛의 의미가 담긴 추억들
깊이 잠들어버린 후
손 짓 해도 돌아오지를 않습니다

지금은
이 맛 저 맛으로 군침 돌게 하는 음식은
영원히 이별로 막을 내리고
눈 뜨면 은은하게 풍기는 커피맛에
유혹으로 눈길 돌려 백색 물을 끓이고
붉은 컵 안으로 가득히 채워진
갈색의 유혹에 잠시 입이 행복해집니다


향기를 품은 온몸엔 차의 온기로 퍼져
작게는 미소가 흐르고
넓게는 벅찬 환희로 몰아갑니다

빵한 조각에 버터를 발라
뜨거운 팬에 샌드위치 만들고
복분자 홍삼가루를 갈아 만든
주스를 마시면서 기도합니다

남은 시간들을 보다 건강하게 살다
어느 날 숨을 거두는
복된 죽음을 맞게 해 달라고
원하는 마음으로 신께 기도합니다


2018 11 15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