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사랑 삶의 야이기

생명의 존엄성[ 삶의 이야기]

洪 儻 [홍 당] 2024. 7. 12. 10:05

제목/ 생명의 존엄성[ 삶의 이야기]

글/ 홍 당

 

지루함으로 흘려보내는 여름 한나절

어디서 본듯한 작은 몸짓 한걸음 두 걸음 기어간다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손에 쥐고

그를 향한 내 손짓은 두려움으로 다가선다

 

그 이름을 알 것 없이 해야 하는 몸짓을 

한번 두 번 짓누르듯 행동을 가한다

살려 달라는 소음이 아닌 마지막 발악으로 

이리저리 헤아리는 몸짓에 동정이 간다

 

보는 나 역시 끔찍하다는 느낌이 든다

아무 일 없었어.라고 힘을 주어 소리치지만

그의 몸짓은 하나같이 두려움으로 꼼짝 달싹 못하고

기어 가려한다 나뭇가지로 몸을 뒤척여주니 

둥거리는 안쓰러움으로 기어간다

 

생명에 존엄성이 살아난다

나뭇가지를 몸에 다 대니 그는 기어오르는 모습에

나는 진저리 치며 장하다 

끝까지 너 자신을 위한 몸부림을 치다니?

 

나는 생명의 귀함을 느끼고 작은 생명을 

그늘 막이 있는 장소까지 도움을 두었다

잘도 기어간다. 마지막 남은 힘을 가하여 기어간다

다시는 만나지 말자. 하고 기어간다

 

그의 이름은 이름도 성도 모르는 작고 희귀한 벌레

작고 볼품없지만 생명은 귀하다는 걸 나에게 가르쳐준 스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