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초등 시절[ 삶의 이야기]
글/ 남희 홍
시골을 겨울방학 때 할머님 댁 가면
늦은 겨울밤 멀리서부터 울림으로 들리는 소리
메밀묵 사~아려~~~~~~~~~~요
하고 소리치면 할머님은 쌈짓돈 들고 나가시어
우리에게 먹이려고 손 끝에 담은 사랑이 묻어난 그 시절이 생각나네요
한낮이 되면 장터길에서
군밤 장수의 간간히 들려주는 세월 노래를 군밤이요? 군 밤 사려~오
군고구마도 자시면 쌀이 포동포동하게 찝니다
그 시절엔 살찐 이들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죠
사는 게 힘이 들었던지 영양을 고루 섭취 못하던 시절이었던 같아요
곁에 함께 자리 잡은 호떡장수 군침이 도는 어묵 향기가 삶아지는
통 안에서 춤추며 우리에게 입 맛을 다지게 만들기도 했지요
가방 열고 엄마께서 주신 학용품 사라시던 이야기도 깜빡 잊은 채
호주머니를 비우는 일에 혼을 빼앗기도 한채 마음이 갑니다
한 동리 살고 함께 등굣길 오가던 남자아이들호기심이
여자아이들 놀리는 놀잇감 하나 다시 생각해도 즐거웠답니다
길가에 땅 구멍 파 놓고 물 부어놓고 풀잎으로 덮어 놓으면
길가던 아이들은 발걸음을 재촉하다가
그만 파 놓았던 구멍안으로 발이 빠져듭니다
앞으로 넘어지고 온통 흙탕물로 발이 진흙물로 젖은 상태지만
무엇이 그렇게 부끄럽던지 그 아이는 손살같이 달아납니다
하하하하 뒤에서는 박장대소하는 아이들에 합창소리 같은
소란 피움들로 하굣길은 즐거운 추억으로 남았죠
이렇게 성장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지금은 추억 이야기로 나의 가슴을 뭉클거리게 만듭니다
오늘은 당진 장이 섭니다
찰카닥 찰카닥 엿장수 가위질로 온통 장이 서는 길가엔
아름다운 풍속의 한 장면이 코믹하게 짜인 듯 가관입니다
님들도 그런 추억하나 없나요?
새록새록 생각나는 시절 이야기 오늘도 수다 떨고 갑니다
2020 11 10
장이 서는 날 아침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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