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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따리 챙기고 나서

洪 儻 [홍 당] 2019. 5. 12. 11:51

보따리 챙기고 나서

글/ 메라니

 

일찍이 마음이 싱싱해서 여행 짐 보따리 챙겨놓고서

배꼽시계가 울리기에

백화점으로 감자튀김 먹으로 갔다

입맛은  마음 내키지 않게 씁쓸하게 비웃는다

집으로 가 상추쌈 위에 빵조각 올리고 쨈 발라

냉커피 하고 먹는 게 더 살찌고 속 편하다고 생각이 든다

 

나오다가

눈에 띄는 게 있었다

오늘 처음 만든 냉 콩국물이라 한다

여름엔 서리태콩 국물로 주식을 삼는다

믹서에 갈아 소 금한 꼬집 뿌리고 마시면

금상첨화로 마음엔 벌써 재촉하는 발길이 닿을 기세다

한 병을 구입하고 발길을  주차장 쪽으로 옮겼다

차 있는 대로 발길을 올리는데 꽝! 꽈아꽝!

연거푸 서너 번이 울리며 내차를 들이받고는 멈추었다

 

아뿔싸! 이런일이???

만약 콩 국물을 구입안하고

그냥 나왔다 하면 어찌 되었을까?

간이 서늘하게 움직이지 않은 채 아 앗! 소리를 질러댔다

뒷차 안에서 사람들이 나왔다

어린아이 젊은 여자 부부가 나들이 나가는 길이라 했다

그 뒤차엔 아기아 엄마가 타고 있었다

다들 놀래서 밖으로 나왔다

 

차 사고를 낸 차 안에서는 아이가 울고

여자 한 사람이 정신을 잃고  운전 석 뒤로 누워 있었다

119를 부르고 남자분들이 차를 두들겨도 

그냥 잠든 모습으로 누워있었다

어떤 분이 아이에게 차 문을 열라고 한다

아이는 계속 울기만 하다 마침 문을 얼었다

 

119 구급차가 오고

여자를 들 것에 싣고 달린다

남편 되는 분이 왔다

경찰도 조사로 임했다

다 들 보험처리가 되니 죄송하다고 하는

남편의 모습은 정신줄을 놓고 있는 듯 멍했다

레커차들이 모여서 우리에게

자기들이 모두를 처리해 준다고 조용히 기다리라 했다

 

나는 차 사고를 낸  여자 남편에게서

정비업 소를 운영한다는 말을 듣고

두 차주에게 말을 건넸다

사고는 냈지만

이 사장님께 맡겨보자고 했다 일급 정비업소라 했다

얼마라도  손해 본 것들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였다

그 여자 남편은  정말 감사하다고

정품으로 빠른 시일 내 수리해 드리겠다 고 했다

그제야 정신이 들었다

아내 되시는 분을 먼저 가보셔야 하지 않냐고 했다

정신없이  사고처리를 하다가

그분도 지금에서야 정신이 드는 모양이다

 

하하하하하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운명의 길이요

사람의 길이라는 것에 한 숨 짓고 집으로 왔다

내일 여행길은 무사히 다녀온 것으로

몸 다치지 않고 살아 있다는 게 기특했다

이번 휴가는 집에서 가만히 시나 쓰고 책 읽고

먹고 싶은 것 먹어두는 집에서의 휴식으로 끝내기로 마음먹었다

 

콩국물이 나를 사고에서  다친 일 없는  도움이 되었다

 

2010  5 11  운 좋은 날에